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해되는 개념 중 하나가 바로 거래량과 집값의 관계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거래량이 많으면 시장이 좋아지는 거고, 거래량이 줄면 시장이 나빠지는 거 아니야?"
그런데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의 흐름을 보면, 이 공식이 꼭 맞는 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거래량 줄어도 집값이 오를 수 있다?
2020~2021년에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월 15,000건 수준으로 활발했지만, 2022년에는 1,000건 미만으로 급감했습니다. 거래량이 10배 이상 줄었다는 것은 단순히 ‘관심이 줄었다’는 수준이 아닙니다. 시장 수요가 급감했다는 신호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거래량이 줄었는데도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이 오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상승론자들은 **"이제 거래량은 중요하지 않다"**라는 주장까지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거래량 = 수요의 간접 지표
거래량이 줄었다는 건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수요는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거래량으로 수요를 추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 거래량이 많다 → 수요가 많다
- 거래량이 적다 → 수요가 줄었다
공급(매물)은 일정한 흐름을 보이지만, 수요는 시장 심리와 경제 상황에 따라 큰 폭으로 움직입니다. 따라서 거래량의 변화 폭이 수요의 변화를 나타내는 가장 강력한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거래량 없이 오르는 집값은 ‘일시적 반등’
일시적으로 공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말 그대로 단기적 반등일 뿐, 대세 상승장은 아닙니다.
대세 상승장이 되려면:
-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해야 하고,
-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어야 하며,
- 심리가 ‘나도 사야겠다’는 분위기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승은 결국 한계에 부딪히고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왜 ‘대세 상승장’은 거래량이 필수인가?
주식과 부동산의 가장 큰 차이점은 거래 유연성입니다.
주식은 사고팔기가 쉽지만, 부동산은 거래 자체가 쉽지 않으며, 세금과 시간의 제약이 큽니다.
- 매도하고 싶어도 수개월에서 1~2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고,
- 세금 부담 때문에 단타 매매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런 구조에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지 않으면, 시장 전체가 장기적으로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시장은?
2020~2021년의 거래량에 비해 현재 거래량은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이는 아직 대세 상승장으로 전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 “단기 상승 = 일시적 공급 감소 + 국지적 수요 증가”일 수 있음
- “대세 상승 = 수요 폭발 + 거래량 급증”일 때만 가능
따라서 현재의 시장 상승 움직임을 과대평가하기보다는, 거래량이라는 본질적인 지표를 통해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거래량을 통해 시장의 본질을 보라
- 거래량은 시장 수요의 간접적인 척도다
- 거래량 없이 상승하는 집값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 대세 상승장을 원한다면 거래량의 장기적인 증가가 필요하다
부동산 시장은 단기간의 움직임이 아니라 **장기적인 흐름(사이클)**을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읽고 싶다면 ‘가격’보다 ‘거래량’을 먼저 보세요.